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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그 첫 번째 初伏
작성자 구본홍 등록일 2021-07-11 16:31:14 조회수 39

복날 그 첫 번째 初伏

 

반세기 가까운 46년 전 MBC TV 사건기자 시절.

엄청나게 더운 三伏 더위의 첫째 初伏이었다.

하늘 같은 선배들을 따라 점심먹으러 나갔는데,

그곳은 서대문 로타리 근처 어느 골목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보신탕집이었다. 어둑한 방은 머리를 숙여 들어갔다.

 

선배가 배받이 1 kg!”라고 외치며 주문하였는데,

신속하게 검붉은 색의 육수가 일렁이는 전골냄비와 함께

수육이 가지런히 누운 도마가 들어왔다.

내가 보신탕을 접한 첫날이다.

 

당시 보신탕은 복날은 물론 여름 보양식으로

너무도 당연한 최상의 음식이었다.

그로부터 상당 기간 나의 기호는 사시사철 보신탕이었다.

그런 애호가들의 정서(?)를 담아서 보신탕을 사철탕이라고도 부른다.

 

1990년 한중 수교 즈음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중국 베이징으로 취재를 갔었다.

날씨가 너무 덥고, 자동차도 없는 거리는

자전거 인파로 붐볐는데, 그 매연은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일행이 중국 재래시장을 갔었을 때,

일행 중 누군가가, “중국이 보신탕의 원조라 하던데...”하였다.

옳다구나! 하고 모두들 보신탕 집을 찾아나섰다.

한참 헤매도 없다. 그런데 내 눈에 熱狗란 간판이 들어왔다.

뜨거운 개”. 틀림없다 하고 일행이 환호하며 들어갔는데,

그 집은 “HOT DOG” 가게였다.

어디 문헌을 보니 사마천의 <사기>에 진() 덕공(德公) 2(기원전 676)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어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는 기록이 있는 모양이다.

중국의 여름 더위 살인적인데, 선풍기도 없는 시절 땀을 폭포처럼 쏟아낸 후

체력보충을 위해 고칼로리 영양식을 섭취할 필요가 있었으리라.

소 돼지는 부족하니 개를 희생시킨 것으로 보인다.

어디에는 이런 해석도 덧붙여 놨다.

복날의 복(엎드릴 복) 자가 개 옆에 사람이 있는 모양새란 것이다.

사람이 더위에 지쳐 엎드릴 정도로 더운 날이라는 해석과

사람()이 개()를 먹는 모양새라는 해석이 있다고 썼다..

내 생각으론 전자가 맞는 것 같다.

영어에도 dog days 란 표현이 있다. 삼복더위란 뜻이다.

개가 더워서 늘어지는 날이라는 해석과

한여름에 북반구에서 큰개자리 시리우스성(Sirius)이 태양에 근접하기 때문에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한다..

시리우스는 여러 문화권에서 ''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영미권에서 자주 쓰는 구어적 표현은 '개의 별'(Dog Star)로서,

이는 시리우스가 큰개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기 때문이다.

시리우스는 전통적으로 '오리온의 개'로 묘사되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시리우스의 빛이

여름 중 제일 더울 때인 '개의 날' 기간 동안

개들이 비정상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고 믿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개의 날'dies caniculares로 표기했고

시리우스를 Canicula(카니쿨라, 작은 개)로 불렀다.

영미에서 개를 canine이라 부른다.

찾아보니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트로이에 접근하는

아킬레우스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여름밤 하늘 별 중의 별

사람들이 '오리온의 개'로 부르는

가장 밝지만 불길한 전조이자

고통받는 인간에게 뜨거움과 열병을 가져오는

시리우스가 어둡고 젖은 하늘에 떠오르네

 

이렇듯 삼복더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개와 연결되는 것이

신기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복날 보신탕을 먹는 것이

그렇게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보신탕과 관련된 참 신기한 일이 있었다.

서울의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유명했던 개성상회 한회장의 따님

한상인박사가 구파발 개성농장에서 와인셀러를 설치하고

인삼과 더불어 삶은 수육을 와인과 pairing해서

유명했던 적이 있다.

개수육이 와인과 찰떡 궁합이며 맛조합이 최고였다는 평을 받았다.

프랑스 언어정치학 박사인 한씨는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식 알리기에 힘쓰는 '우리문화세계로(G3C)'의 대표로서

'한국의 여름밤, 수라상'이란 이름의 행사를 열어 프랑스인들에게

한식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나는 지금은 보신탕을 자제하고 있다. 세상의 분위기가 많이 변하고

내 스스로의 식습관도 변해서이다.

 

2021711일 일요일, 오늘은 초복이다.

폭염주의보까지 내려 푹푹 찌는 그야말로 삼복더위다.

한국인의 특별한 개성은 누구나 다 기억하는 시대의 순간을 결코

그냥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절기는 아니지만 전래하는 민간 전통행사인

복날 보신을 그냥 넘길 리가 없다.

이젠 보신탕 먹기가 좀 부자연스러워진 세태가 되어서

개 대신에 소고기로 똑같이 보신탕 풍미를 낸 육개장이나,

땀을 폭포처럼 흘리게 되는 삼계탕으로 이열치열 (以熱治熱)을 한다.

 

오늘 아침 일찍 교회 예배를 보고 집에 있는데,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에어컨을 틀었다간

혼줄이 나는 까닭에 선풍기로 견디는데, 아무래도 이열치열이

필요하다.

얼마 전 마트에서 sale할 때 사뒀던 삼계탕을 끓였다.

가게에서 줄 서서 먹는 그 맛일 리가 있겠냐마는

하도 깊이 삶았는지 뼈까지 허물어져

뼈째로 아삭아삭 씹는 맛,

그리고 인삼 대추의 풍미가 삼계탕 노릇을 그런대로 한다.

복날 이열치열은 허준이 동의보감에서 갈파한 것처럼

세계 최고의 여름나기다.

삼계탕과 육개장으로 여름더위 나기, 이런 문화도

불고기와 더불어 곧 K-Food로 세계를 진동시킬 날이

곧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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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대화(2021-07-19 16:43:39)

    보신탕에 대해서 몇마디쯤 할 말이 없는이는 아마도 없을껄...
    나 역시 보신탕을 접하게 된건 젊은 시절이었지. 안성 어디쯤인지 지방 출장길이었던 것 같다.
    동행했던 몇몇 동료들에 의해서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들은 이미 몇번쯤 시식해 본 경험이 있어 능숙하게 들어갔고 주문을 했다. 나야 음식이라면 무엇이고 타박할 대상이 아니라 소중하게 먹어 주는게 예의라고 믿는 인사.

    이날 시장한 차에 제법 먹었지만 끝내 위장에서 거부현상. 결국 첫번째 시식은 활명수를 먹고야 진정이 되었지만 그 후에도 여러번 시도한 끝에 드디어 있으면 먹는 (누가 사주면 먹고 ㅎㅎㅎ) 음식이 되었네요. 그렇게 세월이 흘러 여기까지 오면서 몹시 시장할 때 먹으면 제법 힘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은 요즘도 변함은 없지. 그런데 워낙 비싼 음식이고 혼자서는 주문하는데 용기가 필요한 음식.

    또 세월은 흘러 개와 사람의 차별이 별로 없어진 요즘. 좀 덜 떨어진 아내들의 편견에 의하면 집안 일에 별 협조가 없는 남편보다 예쁘고 말 잘 듣는 개의 순위가 앞서게 되었다는 군요. 개고기 먹을 때 자기집 개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어쨋던 개고기의 소비량이 많이 줄어든것은 확실한 듯. 우리 성가단이 해마다 여름 수련회에 한 두 마리의 개를 희생신켰던 과거의 일을 기억하자면 우리도 참 여러마리 해 치웠지요.ㅎㅎ

    올림픽 땐가 프랑스의 몸매 좋고 성적 매력이 있었던 늙은 여배우가 한국에서는 개가 식용으로 쓰인다는 이유로 올림픽 참가를 거부했다나 뭐라나 하는 일도 있었지. 그런데 그때는 그 여자가 뭔 쓸데 없는 소리냐고 볼멘소리를 하던 우리도 지금은 그 제안에 어느정도는 동조를 하게 된것도 사실아닌가. 말이 장황하고 지루해? 그럴꺼야.여기서 그만하지.

    개 란 녀석들은 사람을 위해서 많은 충성을 해 왔고 우리 민족에게 고 단백질과 비타민을 선물해준 고마운 가축이라는 것은 사실이지요. 지금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가족이 되었고 동물학대죄가 적용되어 함부로 도살도 금하고 또 이제는 우리들 먹거리의 선호도 전같지 않아 졌으니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것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초복날의 단상으로 재미있고 깊이있는 글 올려주심에 감사드리며 님의 말씀 처럼 이러저러한 내용의 가벼운 사생활이나 에피소드를 이곳에 발표해 주시면 홈페지가 훨씬 번성해 질 것입니다.

    내일 모레가 중복인데 이번 중복날에는 또 얼마나 많은 개가 희생될는지. 아니면 조촐하게 영계백숙으로 대신하게 될른지... 그런데 다 자라지도 않은 어린 닭, 병아리는 탕으로 끓여 먹는것도 별로 내키지는 않으니 그것도 생각해 볼 문제...

  • 이남용(2021-07-16 10:07:13)

    할렐루야!
    단원 여러분 무더위와 코로나의 위세에 건강히 잘 계신지요?
    힘들때 힘내라고 많이 먹었던 보양식 이었었는데
    복날이면 목사님 모시고 보신당을 즐기시던 아버지 생각도 나게 하는 추억의 음식이 되어 버린것 같습니다.

    제가 2018년1월1일 광림남성성가단 단원으로 입단한 첫해
    2018년 8월 11일 농어촌교회찬양선교 및 여름수련회 (한여름밤의 음악회 : 강원도 철원 성은감리교회)
    에서 대접받은 보신탕이 기억이 납니다.
    울산을 떠나 서울 오기 한해전 2007년 여름 아파트 통로분들과 어울려
    아파트 옥상에서 옷보신탕을 해먹었던 기억 이후에
    가장 맛있게 먹었던 보신탕 이었던것 같습니다.

    가끔 양재나 교대역 근처로 찾아다니곤 했었지만, 함께 어울려 먹어야 그게 또 별미인데....
    복날을 맞아 지난 추억의 음식을 떠올리게 해주신 구본홍 권사님 감사합니다.

    우리 단원님들과 함께 모여 찬양하며 맛있는 보양식도 나누며 일상의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그 날이 하루 빨리 오길 소망합니다.

    단원님들 모두 강건하게 더운 여름을 이기시고 승리하는 나날이 되시길 기도 합니다.
    사랑합니다~~

  • 김철환(2021-07-14 15:06:25)

    지난주 금요일 (7월9일) 에 거래하던 회사에서 복달임을 하라며 전복을 보내왔다.
    초복이 주일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복달임을 하라고 전복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안 그래도 며칠 전 아내를 따라 마트에 갔다가 닭고기를 사기에, 웬 닭?
    했더니 복 날 삼계탕을 끓일 것이라고 해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전복을 받고 보니 복날 복이 터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그날 저녁때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전화를 하셔서 풋고추를 많이 따 놓았다며
    내일 아침 차로 가지고 올라오신다고 청량리 역으로 나오라는 말씀을 하셨다.
    10시30분에 도착해서 11시30분에 내려가는 차를 타면 된다고 하시면서
    시간 맞춰서 꼭 나오라고 하셔서 그러겠노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어머니 말씀대로 토요일에 청량리 역으로 나가면서 어제 받은 전복을 가지고 갔다.
    역 대합실에서 어머니를 만나 고추를 받고 전복을 드리면서 내일 초복이니
    전복을 갖다 드시라고 하였더니 웬 전복이냐? 하신다.
    그래서 거래처에서 보내온 것이고 아직 살아 있으니 갖다 드시고 남는 것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나중에 드시면 된다고 설명을 해 드리고는 헤어졌었다.
    그러고 나서,
    지난주일 2부 예배 (헌금위원 봉사) 를 드리고 집에 왔다.
    집에 오자마자 아내가 삼계탕 요리를 만들었고 점심에 맛있게 먹었다.
    전에 먹다 남은 전복이 있어 넣고 끓였는데 식당에서 사먹는 것 보다 맛이 있었다.
    그렇게 초복을 맞아 복달임을 잘 하고 나서 어제 전복을 어머니 드리기를 잘했다고
    하면서 냉장고에 전복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을 해보니 아직 서 너 마리가 남아 있었다.

    초복을 맞아 뜻하지 않게 권사님을 글을 읽었습니다.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복날에 대한 일장 논문과 같은
    글을 올리신 것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훌륭한 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 구본홍(2021-07-12 09:43:49)

    여름 수련회 잊지 못합니다. 시골 보신수육 함께 먹어서 더 좋았었지요. 그런데 이젠 도회지에선 조금씩 시라지는 것 같습니다.그리고 우리집에도 손주들이 애완견을 키우기 시작해서 저로선 매우 난감함 상황인데, 그래서 자제하고 있습니다. 여기 게시판 좀 뜸했습니다만 늘 깊은 관심을 두고 있지요. 단원들이 일상의 얘기들을 옆에서 얘기하듯 좀 편하게 쉽게 써올리면 참 좋을 텐데. 많아 독려해야겠습니다. 적어도 내년 여름에는 하계수련회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아니 동계 수련회는 없을까요?```^^

  • 김기두(2021-07-11 23:03:34)

    초복이라
    카톡에 투가리안에서 삼계탕이 보글보글 끓는 사진을 보내는이들이 있다
    초복을 알리며 인사를 하는것은 좋으나
    이런 맛있는 음식을 먹지도못하는 사진을 보내는이는
    심술이 많은 사람이 아닌가 싶다.
    약간 약이오르리기도 하는 인사톡이라 생각이 들어 하는얘기다.
    그러나 어제 그톡을 받고는 분명 오늘이 초복이라는것을 알게될 정도로
    날짜의 절기들에 민감하지 못한사람이다.

    그나 저나
    오늘 "복날 그 첫 번째 初伏" 을 올려주신 구권사님 퍽 오랫만에 보는 느낌입니다.
    어딜 다녀오셨나?

    46년 전 MBC TV 사건기자 시절 엄청나게 더운 三伏 더위의 첫째 初伏날에
    하늘 같은 선배들을 따라 점심먹으러 나갔다면 1932년생인 임택근 아나운서를 말하시나 보구려
    하기사 보신탕하면 그 당시엔 그거 먹으려고 잘하는 집을 골라서 다니곤 할때죠
    나도 마찬가지로 이젠 보신탕이 별로이더군요
    대개가 그런듯해요
    대부도 우리 거래선에도 보신탕하는 집이 서너어집이 있는데
    식자재 주문하는 모습이 그리 많지않은것을 보면 내가 싫어해서 그런가?
    대부분이 그러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2013년 8월 10일 농어촌교회찬양선교 및 여름수련회 (한여름밤의 음악회 : 제천시 백운감리교회)
    2015년 8월 8일 농어촌교회찬양선교 및 여름수련회 (한여름밤의 음악회 : 정선군 임계감리교회)
    이 두 행사때 정성들여 조리를 한 보신탕 그때의 맛을 떠올리게 합니다.
    매우 맛있게 먹었든 기억이 남아있네요
    암튼
    과거 MBC TV 사건기자로 중국을 비롯 각가지 경험을 바탕하여
    올려주신 구권사님의 글에서 먹거리들의 이모저모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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