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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이라는 것 (김형석 교수님의 수필입니다)
작성자 김철환 등록일 2021-07-07 14:12:24 조회수 31

이것은 지난여름의 일이다.

비교적 동물이 많은 우리 집에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다.

어머니께서 강아지 한 마리와 바꾸어 온 것이다.

밥을 겨우 먹을까 말까 싶은 새끼 고양이를 길러서 제법 커다란 고양이가 되었다.

집에서는 그 빛깔이 보여주는 그대로 깜둥아” “깜둥아하고 불렀다.

그러나 이놈에 고양이가 무척 많은 사고를 저질렀다.

음식 그릇을 뒤집어엎는다든지, 선반에서 물건을 떨어뜨리는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온 가족의 귀여움을 받고 있는 문조를 (납부리 과의 새) 한 마리 잡아먹어

 남은 한 마리를 외롭게 하는가 하면, 장에 올라가 비둘기 새끼를 몇 마리나 잡아먹었다.

사고가 있을 적마다 어른들은 고양이를 내버려야 한다고 야단이지만 작은놈은 언제나 고양이 편이다.

이불속에 넣고 자는가 하면 점심밥을 남겼다가 같이 나누어 먹을 정도로 귀여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큰 사고가 터지고야 말았다.

얼마 전에 옆집으로 이사 온 댁에서 병아리를 기르기 시작 하였는데 깜둥이가 어떻게 뚫고 들어갔는지

 우리 속에서 병아리 새끼를 십여 마리나 죽여 버린 것이다.

옆집에서는 큰일이라고 야단 이었다.

이윽고 적지 않은 돈을 변상하고 깜둥이는 할 수 없이 뜰 한 모퉁이에 목이매어 지내는 신세가 되었다.

어린것들의 고민과 고통은 고양이의 부자유보다도 더 커진 셈이다.

작은 놈은 밤만 되면 고양이를 풀어주었다.

그러나 큰 사고 없이 그렇게 한 주일이 갔다

어느 날 오후였다.

동네 부인이 찾아와 우리 고양이가 자기네 병아리를 또 몇 마리 죽였다는 것이다.

어린것들은 이번에는 우리 고양이의 짓이 아니라고 항변했으나 그 일을 가지고 더 언쟁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나는 할 수없이 그날 저녁 가정예배를 끝낸 뒤,

 “, 이고양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식구들에게 의견을 묻기로 했다.

작은 놈은 자기가 책임 질 것이니 괜찮다고 변명했으나 마침내 누구에게 주든가 파는 편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흘이 지난 뒤, 마침 군에 입대해 있던 동생이 휴가로 돌아왔다.

나는 동생에게 깜둥이를 처리하도록 부탁했다.

이리하여 1년이나 정들었던 깜둥이가 사고 때문에 집을 떠나게 된 것이다.

5,6일이 지난 어느 날 저녁이었다.

시내 학교에 다니고 있던 어린 것이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떠들어 대는 것이 아닌가,

나 오늘 깜둥이를 봤어. 저 아현동 시장 어느 쌀집에 매어 있더라. 는 것이다.

그 소리를 들은 어린것들이 우르르 밀려들더니 곧 뛰어나가는 것이다.

나는 날도 저물었는데 저녁을 먹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타일러 겨우 만류했다.

밤에 동생에게 물어보았더니, 용산 친구네 집으로 고양이를 가지고 가다가 쌀가게 집에서 너무 졸라서 주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음날 저녁때였다. 식탁에 둘러앉은 어린것들은 한 놈도 빼지 않고

그 쌀가게에 모두 다녀왔다는 것이다. 모조리 깜둥이 애기만 하고 있었다.

어머니와 아내도 한몫 끼어서 어디쯤 누구네 가게더냐고 묻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어머님도 보실 작정입니까?”

내가 뭐 하러 가겠니. 저것들이 떠들어대니까 물어 본 게지.“

그 집에서들 웃겠습니다. 갈 테면 떡이라도 사 가지고 가야지

나는 웃으면서 식탁을 물러났다.

2.3일 뒤의 일이다. 아현동 삼거리에 볼일이 있어서 버스를 내렸다.

다시 버스를 타려고 할 때 문득, 두 정거장만 걸어가면 우리 깜둥이가 있다는데 둘러볼까 싶은 생각이 들어다.

나는 먼지를 무릅쓰고 애들이 말하던 가게에 갔다.

틀림없이 깜둥이가 목이 매인 채 쌀가게 위에 앉아있는 것이다.

쥐를 지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나는 아무생각 없이 깜둥아!” 불렀다.

깜둥이는 여전히 동그란 눈을 깜빡이면서 야옹야옹두세 번 소리를 질렀다.

목을 쓸어주고 품에 앉아보았다. 깜둥이는 금세 내 품에서 잠이라도 들듯이 사르르 눈을 감는 것이 아닌가.

바로 그때였다.

아니 이번에는 바깥어른까지 오셨군요.”

쌀집 영감님의 애기다.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것들이 들러서 고양이 구경을 하고 갔지요?”

미안한 듯 말했다. 그러나 노인의 대답은 더 나를 놀라게 했다.

어제 오후에는 할머니 한 분이 다녀가시더니.

오늘 아침에는 아마 사모님인 듯싶은 분이 한참 데리고 놀다가 가셨는데요. 또 오실 분이 있습니까?”

나도 한 참 웃었다.

이젠 더 올 사람이 없을 겁니다. 제가 마지막이니까요

한 번 더 고양이 머리를 쓸어주고 돌아섰다. 그리고 한마디 부탁하기를 잊지 않았다.

우리 애들이 들르면 제가 왔다고 그러지 마십시오.”

다짐을 하고 돌아왔다. 왠지 아버지의 위신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성경에는 때때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간들을 사랑하신다는 이야기가 있다.

목자와 길 잃은 양의 비유, 농부와 포도밭의 비유, 아버지와 집을 떠난 아들의 비유,

사랑하는 애인을 찾는 남성의 비유 들이다.

그 모두가 깊은 정에 얽혀있는 아름다운 표현들이다.

혹시나 어리석은 인간이 이러한 애기들을 통하여서라도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까하여.......

하나님과 인간의 사이는 인간과 동물의 사이보다 멀다.

그러나 하나님의 인간의 대한 사랑은 그 먼 거리를 무한이 단축하여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상-


위원장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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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홍(2021-07-11 16:45:47)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 보게하는 참 좋은 글입니다.
    미물까지 모두 창조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김형석 교수와 가족이 하니님의 사랑을 실천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교수는 고양이를 글의 주제로 삼으셨지만
    그 고양이를 < 인간>으로 치환하면 하나님의 사랑이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글은 스스로 빛나지만
    그 글의 행간까지 읽은 분들에겐
    그글은 더욱 빛납니다. 좋은 글 선택하셔서
    다시한 번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게 해 주신
    김철환권사님께 감사드립니다.

  • 김기두(2021-07-11 00:43:27)

    위원장님 죄송합니다. 해서
    이게 무슨소린가 했습니다.
    허나 ~ 당치도 않은 말씀을 하십네다.
    아주 잘 하셨습니다.
    나도 김형석 교수님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랍니다.

    평소 매우 좋아하는 분으로
    그럴만한 이유도 있지요
    35년전 봄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S전자 전자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을때입니다.
    특히 인재양성을 중요시 하는 기업총수께서 봄 가을로 세미나를 열어
    국내외 최고의 강사진을 초빙하여 4, 5일 연속 귀한 시간을 갖게 됩니다.
    바로 그때 춘계세미나에 초빙 3일연속 200분씩 열강을 해주신 선생님이십니다.
    경관이 좋은 대관령 무슨호텔인지는 기억이 가물하지만
    세미나를 하기 좋은 시설에서 초빙강사로 오셔서 3일 연속 열강을 ~

    그때 들려주신 말씀을 지금까지도 가슴에 담고 삽니다
    사고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우리 직원들에게도 자식들에게도 이젠 손주들에게도
    이 말씀을 주지하며 살지요.

    그 이후로 김형석 박사님의 시간이라면 동영상 강의도 또 수필도
    매우 즐겁고 기쁜마음으로 보게 된답니다.

    오늘 이 "정 이라는 것" 수필또한 잘 보았습니다.
    철환 형제의 심성을 닮은 내용으로 보여지기도 하는 글이네요
    계속해서 좋은 내용있으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건강 회복 완전 회복받기를 원하면서 기도합니다. 샬롬

  • 서대화(2021-07-07 16:03:59)

    처음부터 나는 김철환 권사님이 쓴 글이라 믿고 읽기 시작했다. 읽는 내내 "이 양반이 아이들 어렸을 적 이야기를 진작에 써 놓았다가 이제야 올리는 구나." 아니면 "아이들 어렸을 적 이야기를 이제야 쓰셨구만." 이라고 생각했다. 수필을 처음 쓰는 분의 글 답지 않아 읽는 내내 흥미를 느겼고 글의 짜임새에 놀라기도 했다. 비유의 말씀엔 성경의 의미가 담겨있어 우리처럼 우매한 성도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자신의 댓글에 김형석 교수님의 수필이라는 글을 읽었다. 나는 이 글이 김철환 권사님의 글인줄 알았다. 제목에 김형석 교수님의 수필이라고 밝힌 것은 나중에 알았다.이 글이 김철환 권사님의 글인줄 알고 얼마나 탐독을 했는지...

    이렇게 김권사님의 글인줄 알았다고 강조하는데는 그 이유가 있다.
    내가 알기에 김권사의 독서량은 엄청날 정도다. 무서울 정도로 많이 읽는다. 독서가 취미를 벗어나 그의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아마도 근래 생업의 일선에서 물러선 이후에는 생활의 전부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식의 폭이 넓고 독서량으로 인한 간접경험이 풍부하다. 게다가 그는 에세이 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다못해 내가 쓴 수필 나브랭이를 읽고도 얻는바가 크다고 고백을 할 정도다.

    독서량이나 지식이나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그는 독서욕에 비례될 만큼 글쓰기에도 적지 않은 재질과 능력이 있다.
    한 두 줄 댓글을 쓰더라도 조금도 어색함이 없이 무난하다. 긴 글을 쓰더라도 읽기에 불편하지가 않을 만큼 좋은 문장력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그의 글을 평할 만 한 실력이 있다고 시건방 떠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마시기 바란다. 일반 독자의 입장이 되어 읽더라도 공감되는 내용이며 글의 흐름도 매끄럽다. 다만 김권사님은 글을 쓰는데 있어서 아직 용기를 내지 않는것 같다.

    나를 비롯해서 소위 글을 쓴다하는 이들도 참 분수없는이들이 많다. 글 같지 않은 글을 글이라고 써놓고 읽으라고 하는이들이 있다. 그런 글에 비해서 철환권사님의 글은 다르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을 본인이 인정하지 않는다.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번 김형석 교수님의 정 이라는 글을 올린것도 내용이 너무 좋아서 옮겨온 것 아닌가. 김권사와 그 가족들의 정서와 가풍에도 부합는 내용으로 생각했고 그의 글쓰기 능력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겨져 다른 분의 글이라는 생각은 짐작도 하지 않았다.

    김권사님의 성품은 겸손하기 이를데 없다. 내가 쓴 이 댓글을 읽으면 용기를 내어서 글쓰기를 시작할 용기를 갖게 될는지 어떨지....

  • 이남용(2021-07-07 15:09:23)

    좋은 글 올려주신 김철환 권사님 감사합니다.
    잠시나마 잊고 있었는데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다시한번 음미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좋은 글 공유하면 공유한 만큼 세상이 따뜻해지는것 같습니다.
    손 쉽게 읽을 수 있게 찾아서 올려주신 수고에 다시 감사드립니다.
    또 다른 좋은글 계속 올려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권사님...

  • 김철환(2021-07-07 14:15:26)

    위원장님 허락없이 남의 글을 옮겨다 놓아서 죄송합니다.
    글 재주 없는 사람이 책을 읽다가 너무 내용이 좋아서
    옮겨 보았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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