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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메아리 같은
작성자 서대화 등록일 2020-06-24 17:27:52 조회수 55

                              홈피가 너무 조용한 것 같아 전에 써 놓은 글 한편 올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직도 그 세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생활도 자유롭지가 않습니다. 몸은 멀리 떨어져 있

                                 어도 마음만은 더욱 가깝게 소통하시기 바랍니다. 

                                 얼른 평범한 일상으로 되 돌아가 갔으면.....


  딸아이가 손자 녀석을 데리고 동네 마트에 갔다. 빽빽이 들어찬 자동차 사이로 주차를 시키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내렸다그런데 차 안에 있던 아이가 문을 벌컥 밀어 옆에 있던 고급 승용차의 

문 부분에 충격이 가해졌다확인하니 검은색 문에 우리 차의 흰색 페인트가 묻었고 찍힌 자국이 눈에 

보일만큼 남아있었다그냥 모른 척 하기에는 양심이 허락지 않아 메모장에 연락 전화번호를 써 놓고 

왔다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자동차 주인이 까다로운 성격이라면 문제 삼아 변상을 요구할 것이다그와 반대로 마음이 너그럽거나 

남을 배려하는 일에 인색치 않은 성격이라면 별것 아니라며 부드러운 수건으로 문질러 버리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의 고급승용차라면 우리 차 두 대 값에 맞먹는 고가이니 재산 가치로 계산해서라도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수도 있다며 제 어미와 걱정스러운 의견이 분분하다. 터무니없이 큰돈을 변상하라면 

보험으로 해결하자는 결론을 내렸지만 듣고 있던 나도 마음이 편치가 않다. 그냥 현장을 떠나올 것을 공연히 

긁어서 부스럼을 만든 격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알고도 모른 척 한다는 것은 뺑소니 

범죄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사실이기에 결국은 잘 한 일이라고 생각을 고쳤다.

 

  저녁시간에 누군가 알 수없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왔다. 역시 차량 긁힘의 사고를 이야기 하면서 좀 만나자고 

한단다. 목소리만 듣고서야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나직하고도 감정이 격하지 않은 남자의 톤으로 보아 그리 

크게 문제 삼을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 사건의 당사자인 세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그를 만나러 나가는 딸에게 

큰소리가 나오거든 순순히 인정하고 변상하라고 일러 보냈다. 아이들이 나가고 난 뒤에 나와 아내는 궁금한 

마음이 여간 아니다.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하면서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 4월 어느 비오는 토요일 오후였다. 우산을 쓰고 역삼역 인근 이면도로를 천천히 걷고 있는데 느닷없이 

RV승용차 한 대가 나를 밀어 넘어지게 했다. 차는 급히 멈추었어도 빗물이 고여 있는 아스팔트 위에 뒤로 넘어지고 

보니 등짝과 바지 뒷부분이 삽시간에 물에 젖었다. 내가 늙어 근력이 없어져서 인지 아니면 자동차에 의한 충격이란 

의외로 큰 것이라서 인지 일어나기조차 쉽지 않았다. 주변의 행인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어 나를 일으켜 주면서 

옷매무새를 고쳐 주기도 하고 옷에 묻은 빗물도 털어 준다. 저만큼 동댕이쳐 진 가방을 들어다 주기도 하는 일련의 

모습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운전자는 중년의 여인이다. 차에서 얼른 내리지도 못하고 당황해 하는 표정이 영력하다. 한참만에야 내린 그녀는 

죄송하다며 백배 사죄를 한다. 나는 몸을 여러 각도로 굽혀보기도 하고 팔다리를 움직여 보아도 어디 한 군데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큰 충격은 받지 않은 것 같다. 주변의 사람들은 웬만하면 병원으로 옮겨서 확실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한다. 운전한 여인도 모여 든 사람들 처럼 일단 병원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나 나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병원까지 갈 것이 무엇 있겠나 싶어 잠시 망설였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내가 넘어지는 바람에 들고 있던 우산은 뒤집어져 못 쓰게 되었다. 우선 비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그녀의 자동차 안으로 들어갔다. 큰 구경꺼리라도 생긴 것으로 알고 모여들었던 사람들도 별 것 아닌 

것이라고 판단되어서인지 하나둘 제 갈 길을 가고 운전자와 나만 남았다. 그녀는 수 십 년 무사고로 지냈는데 오늘은 

황당한 일을 당한 끝이라 정신이 없어 실수를 했노라 며 극구 자기변명을 늘어놓는다. 내가 합의금 조의 많은 배상을 

요구하거나 해결 방법을 민형사상의 골치 아픈 쪽으로 몰고 가면 어쩌나 걱정하는 눈치가 빤히 보인다. 마침 그날이 

토요일이니 일요일 하루 쉬면서 경과를 본 뒤에 병원치료를 결정하자고 말한 뒤 그녀와 헤어져 집으로 왔다.

 

  집에 돌아온 후에 아내에게도 그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가족이나 주변의 그 누구에게 라도 함구한 것은 혹 

내가 생각하지 못했거나 바르지 않은 어떤 다른 방법의 해결책을 권유할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에서였다. 또한 교통사고라는 

사회적 트라우마로 인한 걱정을 떨치지 못 할 가족들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룻밤을 지내고 나니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엉치뼈가 약간 저릿저릿 한 것 외에 다른 곳은 아무렇지도 않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아 그냥 

참기로 했는데 그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나에게는 물론 사고를 저지른 가해자에게도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월요일 오전시간에 나는 가해 여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틀간 지나보았어도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병원에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안심 시켰다. 그녀는 몇 번이나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 하면서 내게 은행 계좌번호를 알려 

달라고 한다. 연만하신 어른을 빗길에 넘어트리는 사고를 저질렀으니 다만 얼마라도 위로금 조의 성의를 표하는 것이 

예의라는 것이다. 빗길에 우산으로 앞을 가리고 걷다가 일어난 사고 였으니 나의 잘못도 있는 사고라는 판단에 "그럴 필요 

없다"며 얼른 전화를 끊었다. 큰일을 해결한 것 같아 마음이 개운하다.

 

 

  낯선 남자의 전화를 받고 나갔던 딸아이가 한 시간 쯤 뒤에 귀가 했다.우리는 궁금한 마음으로 결과를 물었다. 대답하는 

딸아이의 표정이 밝다.“그냥 지나쳐도 될 일인데 연락처를 기입한 분이 누구신가 궁금해서 뵙고 싶었어요.”라는 사내의 

표정은 오히려 즐거워 보이더라는 것이었다. 그는 세 살짜리 손자아이의 작은 손에 만 원 짜리 지폐 한 장을 들려주고

자동차 찍힘 부분은 괜찮으니 염려 말라면서 찻값까지 지불하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인생사는 메아리 같아서 내가 베푼 만큼 되돌려 받는다는 사실을 나는 믿는다.사람이 무엇으로 심던지 그대로 거두리라.

이와 같은 교훈은 성경에만 기록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고 경험으로 

깨닫게 마련이다. 역삼동 뒷골목에서의 작은 교통사고 문제를 무리한 요구 조건이나 가해자에게 조금의 부담도 느끼지 않도록 

결정한 것은 세상을 향한 하나의 베품과 배려가 아니었을까. 우리는 아들딸 사위까지 운전을 하며 나 역시 가끔씩 운전대를 

잡는다. 그런데 자신이 조심운전을 한다 해도 크고 작은 사고는 늘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안다. 모처럼 심성과 

정서가 아름다운 인격체를 만난 것으로 그날 이후 오랫동안 흐뭇한 기분 속에 지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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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위원회(2020-07-15 22:28:46)

    역시 남성성가단 레전드권사야
    일타이매의 댓글 솜씨 입니다.

    댓글이지만 글 솜씨 또한
    수필가 못지 않은데가 있오이다.

    원컨데
    글도 ~
    아니 재미있는 무엇 있으면 업로드하여
    홈피좀 달구어 보시지요
    카톡이란것 때문에 좀 그렇긴 한데
    그래도 홈피에서의 진미가
    비할바가 아닐텐데 ~

  • 김철환(2020-07-08 13:39:57)

    아! 오늘 또 감동스토리를 접합니다.
    글을 읽다가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 권사님의 글 엮는 재주가 부럽습니다.
    아무리 시샘을 해도 욕먹지 않는 시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또 생각해 보면서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접촉사고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예전에 논현동 삼정호텔 에서 남의 차 문 콕 을 내놓고 발걸음이 그냥 돌아서지 않아
    명함에다 메모를 써서 손잡이에다 붙여놓고 왔더니 차 주인이 전화 해 알려 줘서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아름답게 살아납니다.
    권사님의 그 후덕한 마음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날마다 많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IT 위원장님 믿음의 축복 오늘 연습했는데 한방에 해결되는 느낌입니다.
    감사 합니다. 날씨도 더운데 건강하십시요.

  • 박시종(2020-07-01 12:00:27)

    늦게나마 소중한 글 읽고 감동 받았습니다.

  • IT위원회(2020-06-29 23:12:34)

    과찬이로소이다.
    내 이런 과찬을 들으려 한짓은 아니련만
    암튼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좋은 글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서대화(2020-06-27 22:05:41)

    IT위원장 께서는 글은 못 쓴다 했지만 댓글 작성한 내용의 문장을 읽으니 그 어떤 작가 못지않은 필력입니다.
    우선 성의있는 댓글의 내용을 보면 체면만을 생각한 가식적이 아니라는 것이 그러하고요 내용을 정성껏 다 읽은 후의 글에대한 評은 어느 평론자 못지 않은 수준이라는것이 놀랍군요.

    그러니 앞으로는 글 못쓰고 어쩌고 하는 말쌈은 삼가해 주심이 옳을줄 압니다. 저는 다만 있는글 게시하는것 뿐이나 혹 글을 읽으시고 도배 운운 한다던가 혹 달갑게 받지 않는 분이 있을까하는 염려가 있을 뿐입니다.

    강영진 신사 단원께서도 예의갖취 댓글 주심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독후의 진솔한 감상으로 편해지고 선해진다는 말씀이 제 마음에 남습니다.
    글이 명심보감으로 남는다는 표현이 압권이고요. 두루 고맙습니다.

  • 강영진(2020-06-27 14:12:54)

    대형의 글을 읽고나니 제 자신 마음이 이뻐지고 편해지고 선해지네요
    각퍅하고 불안감 쌓여 내생각 밖엔
    할 줄 모르는 오늘의 세태에 비록
    일상의 크지않은 자그만 일이지만
    반비례로 큰 울림되어 오래 남네요
    '심은대로 거두리라' '먼저 베풀라'
    '사필귀정'많은 잠언들이 스쳐지나
    갑니다 죄짐많은 우리네 범부가 새겨야할것... 그저 늘 '착하게 살자''지는게 이기는거다'
    명심보감으로 여기게 해주신 대화
    대형님께 고맙습니다! 인사드립니다
    뵈올시간 기다릴게요
    잘 지네셔요~~^^

  • IT위원회(2020-06-27 11:22:33)

    남성성가단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습니다.
    수필가 서대화님을 필두로
    흔치않은 글쓰는 솜씨가 탁월한 분이있고

    이성수님 같은 리더쉽을
    누구도 따르지 못할 재치를 지니고 있는 분
    이거 억지로 하고싶어도 않되는 것입니다.
    타고나야 하는것이지요

    이현두님, 조태영님 전공자는 아니라도
    그 못지 않게 빼어난 부분 또한
    흔히 따를수 없는 재능이지요

    이곳이 단원이자 수필가이신 서작가님의 글에 댓글을 달고자
    들어와 있는 것인데 궂이 집고 간다면
    한때 방송계에서 바람을 일으켰든 유명한 구본홍님을 비롯하여
    이 외에도 김철환 레전드권사
    젠틀멘 강영진님, 재치꾼 강용규님
    스마트한 미남에 빼놓을수 없는 박종석님
    언제나 변함없이 꾸준하신 박시종님과 홍주표님
    공학박사 조현태 교수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이 외에도 너무나 훌륭하신 단원들이 많으십니다.
    모든 분을 다 쓰려면
    솔직히 댓글의 공간이 부족합니다.

    본론으로 갑니다.
    올려주신 '[수필] 메아리 같은' 글을 읽으면서
    언제나와 같이 내용과 배경이 다른 모습이지만 쓰여지는 글을 보노라면
    마음을 곧잘 빼앗기곤 한답니다.

    오늘에 내용을 보면서 무언가에 홀린것 처럼
    조마조마하게 걱정스러움과
    궁금한 마음으로 빠저들게 되었습니다.

    글 솜씨가 좋은 것이 이미 평이 나 있는 분으로
    처음 두가지의 궁금한 모습을 갖게 하더니만
    휘나레는 훈훈한 내용으로 마무리 되어 역시 하는 안도의 기운이 돌았습니다.

    안도의 마음을 갖게 되어 딸과 아비의 두 사건이
    서로 대조를 이루는 내용으로 정리가 된 듯 합니다.

    이 두 사건의 모습을 대략 내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첫째로 손주로 인한 딸아이와 고급 외제차 주인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었고

    다른 하나는 역삼동에 비오는 날 갔다가 차에 부딛쳐 넘어짐으로 일어난 사건인데
    이 두 가지 사건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연관된 인물과 사고 지역이 내 머리에 그려짐으로
    깊이 공감할수 있는 글이었답니다.
    나는 원래 글솜씨가 없음으로 힘껏 쓴다고 쓴것이 이정도이니 양해를 구하며
    이렇게 두서없이 소감을 장식하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들 우한19코로나로 부터
    끝까지 조심들 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원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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